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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속성 - 김승호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

by 캣우먼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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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 돈의 속성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돈에 있어 네 가지 능력에 따라 자산이 늘어난다. 이 중에 하나만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넷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으로 나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 부르지만 부자가 부를 유지하려면 이 네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 눈에 쉽게 보인다. 이 능력은 밖으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진취적이고 사업에 능통하며 세일즈를 잘하는 유능한 사람이다. 낙천적이고 포기하지 않아 사업가들 중에 이런 사람이 많다. 전문직에 종사하며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들도 이 능력이 있다. 특히 사업가들 중에는 이 능력만 유난히 뛰어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능력이 부족해 오히려 빚을 지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부하직원들이 횡령을 해도 모를 정도로 벌어놓은 재산을 관리하는 데 미숙한 면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말은 "밖에 나가서 버는 것만 하면 좋겠다"다. 회계적인 문제나 투자 세부 문제, 재무제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고 방관하기 일쑤다. 이런 사람들은 재산을 모은 후 뭉칫돈으로 날린다. 세금 보고를 허술히 하거나 복잡한 투자 지출 문제에 봉착하면 믿고 맡긴다는 듯한 호인의 태도를 취하지만 사실은 귀찮고 이해를 못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에게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냐는 질문을 받지만 그 질문을 받는 당사자조차 자기가 많이 벌고 있다는 것을 인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항상 이것저것 내고 나면 아무것도 남은 것 같지 않아서 많은 돈을 벌면서도 버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돈을 모으는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과는 또 다른 능력이다. 돈을 잘 번다고 돈을 잘 모으는 것은 아니다. 돈을 모으려면 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세밀한 지출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수증 처리, 물품관리 같은 사소한 것부터 세율, 이자, 투자, 환율과 관련된 지식과 이해를 가져야 하고 재정분리, 지출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올곧아야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면 안 되고 큰돈은 마땅히 보내야 할 곳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면 주변이 그를 따라서 돈을 함부로 하고 마땅히 풀어야 할 때 큰돈을 풀지 않으면 주위에 사람이 떠난다. 

 사람이 떠날 때는 돈도 갖고 떠난다. 그래서 돈을 모으는 능력은 인품에 따라 차이가 난다. 단호함과 너그러움이 같이 있어야 한다. 돈을 벌어도 모을 줄 모르면 밑 빠진 독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구멍이 새고 있으면 언젠가 빈 항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을 유지하는 능력은 돈을 벌 줄 아는 사람이 돈을 모으는 능력을 얻은 후에, 모아놓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이 또한 버는 능력이나 모으는 능력과는 완전히 별개의 능력이다. 재산을 지키는 일은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다. 성을 공격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는 자산가라는 이유로 대우도 받고 이름도 알려져서 사치와 허영이 문 밖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 자신과 걸맞은 집, 차, 음식, 친구, 명품을 찾기 시작한다. 금융, 정치, 경제를 보는 눈도 일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더 이상 선생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선생이 되거나 어른 행세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자산이 허물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집을 짓는 데는 3년이 걸려도 허무는 데는 하루면 끝이다. 자산을 가진 사람이 자산을 유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바르게 투자돼 있어야 할 자산을 관리하지 못한 탓이다. 세상에서 투자는 가장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투자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분야다. 통찰과 거시적 안목이 함께해야 하고 들어감과 나옴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순식간에 성벽이 무너져 내릴 수 있기에 그렇다.

 

 마지막으로 돈을 쓰는 능력은 고도의 정치기술과 같다. 검소하되 인색하면 안 된다. 나는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가족이나 주변에 강요하면 안 된다. 직원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 '부자인 나도 이렇게 아끼는데 너도 아껴야 하지 않겠어?'라는 말은 교훈이 아니다. 삶의 가치가 다를 뿐이다.

 지출해야 할 것은 반드시 기일을 지켜 지출하고 늦거나 미루면 안 된다. 설령 그것이 부모님의 용돈이라 해도 정해진 날짜에 직원 급여 나가듯이 정확하게 나가야 한다. 그날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면 그날 바로 지불해줘야 한다. 그것이 청소든, 수리든, 배달이든, 심부름이든 그렇다. 그런 돈은 그날 바로 줘야 한다.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았으면 갚아줘야 한다. 미용실 약속을 하고 잊었거나 늦어서 일을 못 하게 만들었으면 머리 손질을 안 했어도 비용을 지불해줘야 한다. 미용사에겐 그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친구에게 의견을 들었으면 밥값을 내줄 것이 아니라 상담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 변호사 친구도 밥값 정도는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 상담료가 비싼 이유는 그만한 가치를 하거나 그 지식을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기 때문이다. 식당에 예약을 했는데 못 가게 되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돈을 보내주면 된다. 그것이 상식이다.

 반대로 쓸데없이 위세나 허영심 때문에 밥값 내고 다니지 마라. 돈 많으면 밥값은 당연히 내야 된다고 믿는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듣는 욕은 보약이다. 폼이나 명예는 그런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남의 돈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에겐 밥값 몇 번 더 내줘도 되지만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까지 챙기면 내 돈이 나를 욕한다. 돈을 잘 쓰는 능력을 배우려면 욕도 먹을 줄 알아야 한다. 내 돈에게 욕먹는 것보단 낫다. 내 돈이 날 욕하면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네 가지 능력이 각기 다른 능력임을 이해하고 각각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오래 부자로 잘 살 수 없다. 잠깐 부자가 된 맛은 느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되면 오히려 그 비참함이 더 커진다. 한번 가져봤던 것을 빼앗기는 슬픔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슬픔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많이 벌어서 잘 모으고 잘 지키고 잘 쓰는 행복한 부자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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