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마지막으로 고양 쿠팡의 허브(HUB) 공정에 대해 설명해볼까 한다. 허브는 포장까지 마친 상품들을 지역별로 분류하는 작업이다. 분류라고 하니까 왠지 별거 아닐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허브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후기를 남겨 보려 한다.
1. 특이점
허브는 시급이 다른 공정보다 500원 정도 더 높다. 가끔 다른 공정 근무 중에 HUB 가능하신 분? 하면서 관리자가 물어보고 다니는데, 처음부터 허브 시급을 쳐준다고 해도 가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여긴 어떤 곳이길래 그럴까? 궁금했었는데, 결국 호기심에 전공정 도장 깨기 하느라 허브까지 다녀오고 말았다. 우선 허브는 안전화가 필수이다. 허브 인도인접장(3층) 옆에 안전화 빌려주는 곳이 있다. 먼저 3층 인도인접장에서 관리자가 어느 파트로 갈지 분배를 해 준다.(ex. 소터, 캠프 등) 그러고 나서 안으로 들어가 기다렸다가 체조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허브에서는 다른 공정보다 다칠 위험이 높아서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공정들은 하루종일 개인플레이가 가능한 데 비해, 허브는 그렇지 않다. 개인별로 라인을 배정받긴 하지만 옆 라인이 터지면 도와줘야 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도와주고 뭐 하냐고 혼난다. 그래도 누군가 쩔쩔매고 있으면 옆에서 사람들이 와서 도와주고 랩핑도 해주고 한다. 다른 공정에 비해 허브 관리자들은 목소리도 더 크고 거친 것 같은 느낌이다. 허브 업무는 상품을 지역별로 분배하는 업무인데 고양 쿠팡에서는 크게 '소터'와 '캠프'로 나뉜다. 상하차는 단기는 하지 않고, 계약직 사원들만 한다고 한다.
2. 소터
소터는 PB상품(비닐포장)들을 지역별로 토트에 담아 레일로 실어 보내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PB 포장지에 지역(제주, 인천, 일산 등)과 오전인지 일반인지 등이 쓰여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한 토트에 담아 분류하는 것이다. 같은 레일에는 같은 구역과 같은 시간대 상품들만 내려오기 때문에 사실상 크게 어렵지 않다. 단, 간혹가다 오분류가 섞여 있다. 예를 들면 인천만 내려와야 하는데 서초가 섞여 있다던지, 오전 새벽배송 상품들에 일반 배송이 섞여 있다던지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의해서 분류해야 한다. 토트에 차곡차곡 담아서 맨 위에만 송장이 보이도록 한 뒤, 레일에 실어 보내면 된다. 별로 어렵지 않다고 했지만, 첫날엔 뭐가 뭔지 잘 몰라서 힘들다고 느꼈다. 그리고 토트를 들어서 레일에 보내는걸 자꾸 반복하다 보니 허리도 아팠다. 그래도 여러 번 하다 보면 어렵다고 느끼지 않게 된다.
3. 캠프
캠프는 주변에 허브 간 사람들이 다시는 허브 안한다고 다짐하게 만든? 업무이기도 하다. 캠프에서는 각자 지역을 분배받는데, 레일로 떨어지는 토트들, 혹은 상품들을 팔레트 위에 적재하는 업무이다. 팔레트 위에 토트나 큰 상자들로 테두리를 쌓고, 안에 작은 상자들을 쌓는데 테트리스 하는 것처럼 하면 된다. 재밌을 거 같은데 바쁠 때는 정말 지옥이다. 높이는 토트 5단 높이로 쌓는다. 그리고 적재가 완료되면 랩핑을 바닥부터 위에까지 둘둘 감으면 완성이다. 가끔 물건이 잘 안 내려오는 지역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거의 할 게 없다. 물건이 한 시간에 하나 내려오는 지역도 있다. 이에 반해 바쁜 지역은 정말 위에 레일이 막힐 정도로 물건이 쏟아져 내려온다. 이 경우에는 정말 멘붕이다. 그리고 PB상품들이 파란 바구니에 담겨 내려오는데, 바쁠 때는 바구니가 정말 거추장스럽다. 바쁜 레일을 배정받을 시에는 업무 강도가 굉장히 높다. 집품이나 icqa 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정말 편하게 일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터 업무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은데 캠프시킬까 봐 더 이상 허브는 가지 않기로 했다.
4. 하프데이
허브는 고양 쿠팡에서 유일하게 하프데이가 있다. 주간 숏타임으로 8:00~11:30분까지 근무하는 시간대다. 일급은 약 35,000원이다. 하프데이는 처음에는 소터 업무만 배정해 줬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캠프도 보내는 걸로 보아 전반적으로 풀타임과 똑같이 일하는 것 같다.(시간만 다를 뿐) 투잡을 하는 분들이나, 짧게 일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지원한다. 하프데이도 언제부턴가 캠프만 시키길래 그 이후로 안 가게 되었다. 하프데이도 2일 차부터 주휴수당을 준다. 같은 주라고 가정했을 때 첫날이 35,000원이라면 둘째 날은 주휴수당 포함해서 50,000원 정도 된다.(물론 풀타임은 주휴수당이 이것보다 더 많다) 그리고 하프데이도 8일 차부터는 세금을 뗀다. 퇴근 버스는 7층에서 12시 정각에 출발하는데 단 1대만 운행하고 원흥역, 연신내역, 홍제역에만 정차한다.
5. 마무리
밥시간은 1차와 2차로 나눠서 간다. 1차가 11시 넘어서, 2차는 12시 넘어서 간다. 하프데이의 경우 점심 식사가 없다. 일반 공정 사람들은 허브를 기피하긴 하는데, 그래도 허브 하는 사람들은 허브만 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허브 고인물 분들은 다른 공정을 굉장히 지루해 하심. 몸 쓰는 일을 평소에 좋아하거나 하는 사람이라면 허브가 적성에 맞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사람이 모자랄 땐 인센티브도 많이 주는 편이다.(신규사원에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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